[조맹기 논평] 법조인은 활개치지만, 공동체 응집력은 갈수록 위약.
- 자언련
- 3월 9일
- 4분 분량
기독교는 ‘신과의 일치’를 주장하면서, ‘착한 사마리아인’을 으뜸 덕목으로 생각한다. ‘이웃을 내몸과같이 사랑하라’라는 말이다. 전자는 알겠는데, 후자는 그렇게 쉽게 알 수가 없다. 가슴에서 머리고 가는 길이 평생이 걸려도 깨닫지 못한다고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인간의 행복·덕의 실천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종교인은 절제를 강조한다. 감각의 확실성을 추종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타인과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을 비판하고, 성찰을 하고, 이해의 세계(이성)의 세계롤 가는 긴 과정을 생략하면서, 결론만 얻고자 하는 ‘빨리 빨리 문화’에 실천이 쉽지 않다. 그러나 이성과 실천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다.
12·3 계엄사태로 전세계인은 대한민국이 언제 망할지를 전망하기에 바빴다.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기업은 세계 1위를 달리는 곳이 존재한다. 그들은 이성의 한 축은 담당하고 있다. 상황의 제약(conditioned)이 없이 분석을 하고, 논리를 찾는다. 수학과 기하학의 영역이다. 그리고 분석의 사실을 인과관계를 엮어낸다. 이는 과학·기술의 영역이다.
어차피 과학·기술은 공동체가 함께 일할 때 주로 이뤄진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과학·기술의 영역은 계속 발전한다. ‘과학적 공동체’에서 현대기술이 발전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절제로 타인의 존재를 보게 된다. 개인의 욕심·열정이 가득하면 공동체가 보이지 않는다.
요즘 사법 엘리트는 공동체의 통합을 따지지 않고, 법 조항만 따진다. 도덕적 법(moral laws)를 도외시한 것이다. 사회통합이 물 건너간다. 법조인이 여기저기에 만용을 부리고 있다. 천지일보 김빛이나 기자(2025.38), 〈‘영장 쇼핑’ 공수처 과욕이 부른 혼란〉, “서울중앙지법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하며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법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수사 과정의 적법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공수처는 직권남용 혐의를 근거로 내란 혐의를 수사했으나 정당성 논란이 계속됐습니다. 특히 특정 법원을 이용한 ‘영장 쇼핑’ 논란과 구속 기간 산정 방식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또한 천지일보 전 경우 칼럼니스트(3.6), 〈갈아엎을 곳이 선관위 뿐이겠나〉, 선관위 상석은 법조인이 기세를 부린다. 그 밑에도 난맥상이 즐비하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라는 사실이 사문화가 되었다. 1조가 그러니 헌법자체가 문제시된다. 그 물에 그밥이다. “선관위가 도적 떼 소굴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불법과 비리의 온상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토록 싫어했던 반칙과 특권이 여기서 만연하고 있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더니, 이 모양 이 꼴이다. 대놓고 가족 회사라며 채용 비리를 저질렀다. 선관위 실세인 사무총장, 처장들이 앞장서서 제 자식들을 챙겼다. 만만한 지방 말단 공무원으로 들어가게 한 뒤 선관위 경력직으로 특혜 채용했다. 불법 비리 채용 매뉴얼까지 만들었다. 그 수법이 똑같다. 조직 범죄였다. 아버지 잘 만난 자식들은 꿀이 뚝뚝 떨어지는, 수십만 청년들이 갈망하는 꿈의 직장에 무혈입성했다. 직원들은 돌아가며 해외로 나가 꿀을 빨았다. 소쿠리, 쓰레기봉투 투표로 충격을 안겼던 선거 관리 책임자는 승진해 고향에서 신선놀음을 했다. 신도 놀라 자빠질 신의 직장이다.”
매일경제신문 심윤희 기자(2.24), 〈머스크의 '칼춤' 한국에도 필요한 이유〉, “지금 미국 공직사회는 지난 한달간 머스크가 일으킨 '칼바람'에 초긴장 상태다. 그는 방만한 연방정부의 운영 효율화와 예산 절감을 목표로 '불도저식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제개발처, 에너지부 등 정부 조직을 폐지·축소하고, 연방공무원 240만명 중 10만명을 해고했다. 일자리를 잃은 공무원들과 반대 진영에서는 월권 행사라는 비판도 만만찮게 나온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의 칼질을 묵인하는 것은 관료사회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국가폭력이 문제가 된다. 경향신문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3.6), 〈현직 대통령의 내란 행위가 일깨운 입법과제〉, “‘계몽’, 지식 수준이 낮거나 인습에 젖은 사람을 가르쳐서 깨우친다는 뜻이다.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령이 느닷없이 ‘계몽령’으로 포장되어 궤변에 동원된 조어다. 대통령에게 국민은 여전히 계몽의 대상으로 보였을까. 국민은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깨어 있는데, 무엇을 가르치고 깨우치려 했단 말인지 모르겠다. 계엄으로 호소해야 알아듣는 수준의 국민도 아니고, 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제왕적 대통령이 취할 방도가 계엄밖에 없는 것도 아니었다. 대국민 호소의 형식으로 무력을 동원해 자신의 정치력 부재만 드러냈다. 비상계엄으로 확실히 일깨워준 게 있다. 헌법의 중요성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헌법에 뭐가 쓰여 있는지 대략은 알지만, 비상계엄 관련 규정은 시민은 물론 법률가도 잘 모른다. 계엄권 발동은 평생 있을까 말까 한 대통령의 권한이라 법학도조차 헌법을 공부할 때 소홀히 했던 부분이다. 로스쿨 형법 강의 시간에 그냥 넘어간 내란죄의 성립 요건인 폭동의 개념이며 국헌 문란이 무엇인지 이제 다 안다. 현직 대통령의 내란 행위가 백 가지 해롭고도 무익했지만, 눈 씻고 찾아본다면 입법과제를 남긴 공 한 가지는 있다. 탄핵심판과 내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입법의 불비(不備)다.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현직 대통령이 내란죄를 범할 것이라고 입법자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법꾸라지 문화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도덕법의 공동체가 무너진 순간이다. 법 조항은 맞아 떨어지지만 공동체 복원에서는 문제가 있다. 그리스의 에피크로스학파(the Epicurean)는 “지고의 덕과 행복은 도덕율(maxim)로 인도한다.”라고 한다(1788/1977: 93) 과학·기술에서 ‘합리성’(rational)이라면 여기에는 도덕률을 따진다. 도덕률은 절제에서 온다. 절제를 하면 행복, 덕, 신뢰가 보이고, 공동체가 보인다. 이웃이 고통스럽게 지내는 데 자신만 행복할 수 없는 것이다. 지고의 선은 공동체가 보일 때 가능한 행복이다.
기독교의 이웃사랑은 선·악의 판단이 중요한 요소이다. 선·악의 정확한 판단은 과학·기술과 실천의 도덕법을 엮어준다. 국민통합이 가능하게 된다. 국민일보 조민영 미션탐사부장(3.8), 〈〔빛과 소금] 무례가 당당해질 때〉, “3·1절이었던 지난 토요일 오전 습관처럼 열어 본 뉴스 채널엔 온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회동 이야기가 가득했다. 러·우 전쟁 종전이 걸린 데다 취임 이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관심이 쏠린 건 당연한 것이지만 그 정도와 내용은 남달랐다. 국가 정상끼리 만나 상대를 주저 없이 비방하고 몰아세우는 모습은 그 장면 속 주인공들뿐 아니라 바라보는 이들을 여러 의미에서 흥분시키고 있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미국이 러시아 편을 들고 자국 이익을 어떤 가치보다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에 따른 국제정세 차원에서의 충격만은 아니었다.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들에 미칠 영향 등을 놓고 많은 분석과 비평이 이어졌지만 화제는 트럼프와 젤렌스키가 보인 태도 그 자체였다...눈 앞에 있는 상대와 대화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도 예의가 무시되는데, 논쟁하거나 주장을 펼치기 위해 열린 장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3·1절 광화문광장 앞에서도 무례는 판쳤다. 대중 앞에 나선 국회의원이 ‘헌법재판소도 때려 부숴야 한다’는 위험천만한 선동의 말을 하는 것도 겁내지 않는다. 그러나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무례의 바탕엔 ‘내가 맞다’는 오만함과 ‘상대는 들을 필요가 없다’는 태도가 깔려 있다.”
이웃사랑이 꼭 필요한 것이 자연에서 보여준다. 박테리아는 건강한 개인·공동체 구성원에게 면역력을 도운다. 같은 맥락에서 도덕적으로 무장되면, 공동체가 보인다. 공동체는 법조인의 오만함을 일깨워준다. 법조인으로 사회갈등은 엄청난 것이다. 법조인은 활개치지만, 공동체 응집력은 갈수록 위약하다. 스카이데일리 한봉희 한원채인권재단 이사장(3.16), 〈100세 건강 [98] 봄에 생기는 기생충〉, 건강한 몸은 갖가지 기생충을 쉽게 박멸해준다. 관계성 정립이 필요한 때이다. 건강한 사회는 서로가 견제하면서, 건강한 개인들을 만들 수 있게 한다. “‘동의보감’ 충(蟲)문에서는 몸속에 기생하는 여러 가지 기생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기생충’ 하면 회충·요충·간디스토마 등 몸속에 사는 기생충을 떠올릴 수 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생충은 이러한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기생충은 몸에 습열이 있는 상태에서 음식을 잘못 먹거나 쇠고기·양고기 등 육류를 구운 것을 많이 먹거나 회를 많이 먹으면 몸에 습열이 생기는데, 이때 몸속에 기생충이 저절로 생긴다. 비가 온 뒤에 햇볕이 나면 벼 줄기에 벌레가 자연적으로 생기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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